보호자를 위한 해리성 정체성 장애 가이드 진단 치료 대응

 

 

 

 

해리성 정체성 장애는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과 보호자에게도 큰 심리적 부담을 주는 복잡한 질환입니다. 이 글에서는 보호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해리성 정체성 장애의 진단 과정, 치료 방법, 그리고 일상에서의 대응 전략을 다룹니다. 올바른 이해와 대응이 환자의 회복을 촉진하고 보호자 스스로의 지친 마음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진단 과정에서 보호자가 알아야 할 점

 

해리성 정체성 장애(DID)는 흔히 기억 공백, 인격 전환, 비현실감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환자 본인은 이러한 현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 시 보호자의 역할이 결정적입니다. 보호자는 환자의 행동 패턴, 기억 단절 빈도, 성격 변화 등을 기록하여 의료진에게 전달해야 하며, 이를 통해 정확한 감별 진단이 가능해집니다.

DSM-5에 따른 진단 기준을 충족하려면 증상의 빈도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보호자가 직접 목격한 사례와 일상 기록이 중요한 자료로 활용됩니다. 또한 보호자는 환자가 진단 과정에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옆에서 안정감을 제공해야 합니다. “너는 아픈 게 아니라 단지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는 거야”라는 말은 환자의 불안을 덜어주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치료 과정에서 보호자의 역할

 

해리성 정체성 장애의 치료는 장기적인 심리치료가 중심입니다. 대표적으로 트라우마 중심 인지행동치료, EMDR(안구운동 탈감작 및 재처리), 정신역동적 치료 등이 활용됩니다. 치료의 목표는 인격을 억누르거나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통합된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있습니다.

보호자는 치료 과정에서 동반자로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자는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참여하는 세션을 통해 환자의 안전망을 강화하고, 보호자가 환자의 증상 변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합니다. 이때 보호자는 환자의 회복 속도를 조급하게 바라보기보다, 작은 변화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약물치료가 동반될 경우, 복용 관리와 부작용 모니터링도 보호자의 몫이 됩니다.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항우울제, 항불안제가 사용될 수 있으며, 이는 환자가 심리치료에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 수단이 됩니다. 따라서 보호자는 약물 복용 상태를 꾸준히 점검하고, 이상 반응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진과 공유해야 합니다.

 

일상생활 속 대응 전략

 

환자가 집이나 사회생활에서 증상을 보일 때, 보호자의 대응 방식은 치료 효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기억 공백이 나타날 때는 환자를 추궁하거나 비난하기보다는, 기록을 통해 안전을 보장하고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격 전환이 발생할 경우, 특정 인격의 태도를 비난하지 말고 차분히 받아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비현실감과 분리감 증상을 호소할 때는 grounding 기법을 함께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자에게 “지금은 2024년 ○월 ○일, 여기는 집이야”라고 반복적으로 알려주거나, 손에 차가운 물건을 쥐게 하여 현재의 감각을 인식하게 도와줄 수 있습니다.

또한 보호자 스스로의 정신건강 관리도 필수적입니다. 장기간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보호자는 번아웃, 우울감, 무력감을 경험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환자 지원 모임, 보호자 교육 프로그램, 상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보호자가 건강해야 환자도 안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리성 정체성 장애는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마주해야 하는 복합적인 도전 과제입니다. 진단 과정에서의 관찰과 기록, 치료 과정에서의 동반 참여, 일상생활 속 안정적인 대응은 환자의 회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동시에 보호자 자신도 지치지 않도록 돌봄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올바른 정보와 균형 잡힌 태도를 갖춘 보호자는 환자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모두의 삶을 안정으로 이끄는 힘이 됩니다.